[K-인공지능 생태계를 가다]옴니어스
7년간 의류 2억장 학습하며 속성데이터 100억개 쌓아
상품 한 장당 1초면 데이터로 만드는 기술
커머스 데이터 기반으로 기업은 사업기회 확대 가능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에 입기 좋은 소재인데, 배 부분은 너무 달라붙지 않는 디자인, 가격은 3만원대 수준에서 남성 셔츠를 골라줘. 온라인 쇼핑에서 과연 이게 가능할까 싶겠지만, 옴니어스가 만든 AI 서비스를 이용하면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박형일 옴니어스 이사(CSO)는 인공지능(AI)이 기술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가 됐을 때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이 서비스를 사용하며 이전과는 다른 편리함과 가치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옴니어스는 의료와 교육 등 AI가 활용될 수 있는 수많은 분야 중 커머스를 선택했다. AI 솔루션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산업이면서 또 가장 빠르게 AI 기술을 적용해 실질적인 가치를 만들어내는 영역이라는 판단에서다.

박 이사는 “챗GPT가 인기를 끌면서 AI모델에 대한 관심이 커졌지만 지금은 글을 대신 써주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은 AI 모델이 진짜 가치를 만들어내려면 어떤 영역에 쓰여야 할 것을 고민해야 하고, 커머스 영역이 가장 적합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박 이사는 옴니어스가 만든 AI 커머스 플랫폼이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클라우드 플랫폼처럼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제품이라고 봤다. 수억장의 제품 사진을 빠르게 학습해 이를 디자인과 속성에 따라 분류하고 학습한 뒤 커머스 업체가 원하는 서비스로 만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이사는 “세계 어떤 패션 업체든 보유하고 있고 제품 사진만 우리에게 보내주면, AI 기술을 이용해 상품당 1초도 걸리지 않고 제품의 속성을 파악해 데이터로 만들 수 있다”며 “의류라면 소재나 디자인, 가격 등을 하나하나 다 분류해 데이터로 만들어 활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기술을 이용해 상품을 데이터화하면, 기업은 무수히 많은 사업 기회가 열린다. 앞서 언급한 대로 고객 맞춤 검색 서비스도 가능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제품과 비슷한 상품을 추천해 구매를 유도하는 것도 쉽다.

옴니어스는 이 같은 AI 기술을 기업과 사용자들이 직접 활용해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카카오톡 채널을 활용하기로 했다. 커머스 업체들이 카카오톡 채널을 결제와 배송 확인 등 단순 알림 용도로 쓰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아이디어다.

박 이사는 “커머스 기업들이 배송 알림 용도로 쓰는 카카오톡 채널에서 옴니어스 AI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다”며 “이를테면 청바지를 구매한 고객에게 그 청바지와 어울리는 운동화나 가방을 추천하거나 비슷한 종류의 의류를 추천, 취향을 반영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돕고 매출도 늘리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챗GPT의 등장 이후 수많은 기업이 AI 연구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옴니어스는 커머스 분야에서는 후발주자가 격차를 좁히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패션 분야에서 속성 데이터를 학습한 기술력을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옴니어스가 ‘서비스’를 강조하는 것은 AI 관련 기술에서 그만큼 자신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박 이사만 해도 포항공과대학교 졸업 후 미국 카네기멜론에서 컴퓨터공학 석사를 마치고 KT와 GS홈쇼핑 등에서 20여년간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등 긴 시간 AI사업을 담당해왔다. 또한 옴니어스는 올해만 AI 연구 분야 석학인 신진우 카이스트(KAIST) 석좌교수, 김재철 AI 대학원 석좌 교수를 비롯해 검색 전문가인 이재형 전 엔써즈 최고기술경영자(CTO)를 기술 고문으로 영입하는 등 AI 기술 개발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박 CSO는 “지난 7년간 옴니어스가 옷과 관련해 학습한 사진만 2억장에 이른다”며 “사진으로 구분하기 쉽지 않은 옷의 소재와 같은 속성데이터 학습 숫자만 100억개로, 이 같은 관련 데이터를 보유한 회사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덕분에 해외에서도 러브콜을 받기 시작했다. 온라인 커머스 시장이 발달한 일본에서는 고객사를 확보했고 커머스 시장이 확대하고 있는 유럽에서도 이탈리아 등에 진출했다.

박 이사는 “일본과 유럽, 북미에 영업 체계를 갖춰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확대하려고 한다”며 “특히 고객사를 유치할 때 AI 기술에 대한 벤치마크 테스트(성능평가)를 진행하면 해외 스타트업 대비 좋은 결과를 내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했다.

이어 박 이사는 “해외에서는 ‘K팝’ 등 한류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점을 이용해 한류 콘텐츠와 커머스를 연계해 진출할 수 있는 방안도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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